화엄사 첫 눈 속 둘러 앉아 마음 밝힌 해군 생도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가람지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5-12-11 09:08 조회9회 댓글0건본문
12월 5~6일 화엄사서 3회차 캠플스테이 ‘하신화심’ 진행
모닥불 앞 ‘덕문덕담’…“인생을 바꾸는 경험” 소감 이어져
첫눈이 내린 지리산 자락,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주지 우석 스님) 화엄원 마당이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해군사관학교 생도 20명이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품고 12월 5~6일 화엄사를 찾았다. 올해 세 번째로 열린 ‘캠플스테이-하신화심(下身華心)’이 겨울 산사의 고요 속에서 시작됐다.생도들은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뒤 화엄사 곳곳을 둘러봤다. 저녁예불에서는 법고·범종 소리를 들으며 몸과 마음을 가라앉혔다. 사찰음식으로 공양을 마친 뒤 화엄원 앞마당에 둥글게 모여앉자 화롯불이 타오르고, ‘꽃스님’으로 불리는 범정 스님의 환영사가 이어졌다.
출처 : 법보신문(https://www.beopbo.com)

첫눈이 내린 지리산 자락,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주지 우석 스님) 화엄원 마당이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해군사관학교 생도 20명이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품고 12월 5~6일 화엄사를 찾았다. 올해 세 번째로 열린 ‘캠플스테이-하신화심(下身華心)’이 겨울 산사의 고요 속에서 시작됐다.
생도들은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뒤 화엄사 곳곳을 둘러봤다. 저녁예불에서는 법고·범종 소리를 들으며 몸과 마음을 가라앉혔다. 사찰음식으로 공양을 마친 뒤 화엄원 앞마당에 둥글게 모여앉자 화롯불이 타오르고, ‘꽃스님’으로 불리는 범정 스님의 환영사가 이어졌다.
생도들은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뒤 화엄사 곳곳을 둘러봤다. 저녁예불에서는 법고·범종 소리를 들으며 몸과 마음을 가라앉혔다. 사찰음식으로 공양을 마친 뒤 화엄원 앞마당에 둥글게 모여앉자 화롯불이 타오르고, ‘꽃스님’으로 불리는 범정 스님의 환영사가 이어졌다.

범정 스님은 생도들을 바라보며 깊은 마음을 전했다.
“이번 템플스테이 주제는 ‘하신화심’입니다. 여러분뿐 아니라 모든 인류가 살아가며 겪는 고통과 불안을 지혜로 이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죠. 그 길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건 건강한 마음입니다. ‘좋은 마음을 가져야지’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특별한 상황과 의지, 부단한 노력이 더해져야 합니다. 여러분이 험난한 파도를 헤쳐갈 지휘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번 캠플스테이가 바쁜 일상 속 놓쳤던 마음 한 구석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찬바람이 뼛속까지 스며드는 날씨였지만, 화롯불 앞에서 나눈 범정 스님의 덕문(德問)·덕담에 생도들의 표정은 어느새 부드러워졌다. 잘 익어가는 고구마 냄새 속에서 전해지는 스님의 이야기는 군인의 길을 준비하는 청춘의 가슴에 깊이 스며들었다.

3학년 고영건 생도는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템플스테이는 두 번째예요. 저는 한 사람의 인생에 크게 영향을 주는 건 결국 또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덕문덕답’을 통해 수양을 쌓으신 스님들의 의견을 듣고 그 지혜가 저희 인생에 스며들면 좋겠습니다. 이번 시간이 제 인생을 바꾸는 경험이 될 것 같아 설렙니다.”
3학년 양현덕 생도도 스님의 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 궁금했던 걸 많이 여쭤봤는데 너무 유익했습니다. 인생의 방향도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이어진 이관우·이유림 듀오의 ‘별빛노래’ 시간은 겨울 산사에 따뜻한 온기를 더했다. 생도들은 고구마와 머쉬멜로우를 나누며 즉석 공연까지 펼쳤다. 차가운 공기는 청춘의 열기로 금세 사라졌다.
2학년 김나영 생도는 웃으며 말했다.
“너무 조용해서 좋았어요. 도시를 벗어나 이렇게 쉬어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고구마랑 머쉬멜로우를 구워 먹은 것도 정말 좋았고, 특히 생도들의 즉흥 공연이 분위기를 더 좋게 했어요.”

또 다른 생도는 템플스테이가 더 특별했다고 했다.
“저희 가족은 이런 활동을 자주 하는 편이 아니에요. 그런데 여기 와서 텐트도 치고, 동기들과 좋은 시간 보내니까 정말 소중한 경험을 선물받은 느낌입니다.”
다음날, 아침예불을 마친 생도들은 구층암 트레킹에 나섰다. 낙엽이 수북한 지리산 길은 마치 구도자의 수행길처럼 고요했다. 생도들은 사성암을 순례하며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1박 2일의 캠플스테이를 마무리했다.
첫눈 내린 겨울 산사에서, 청춘의 마음은 잠시나마 따뜻하게 피어올랐다. 그 마음은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생도들에게 오래도록 길잡이가 될 것이다.

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805호 / 2025년 12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출처 : 법보신문(https://www.beopbo.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