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모범, 만세의 귀감”…화엄사 조실 명선대종사 영결·다비식 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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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람지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3-02-07 09:33 조회2,549회 댓글0건본문
“시대의 모범, 만세의 귀감”…화엄사 조실 명선대종사 영결·다비식 엄수
2월6일, 화엄사 대웅전 앞서 영결·다비식 원로회의장으로
사부대중 2000여명 동참…명선대종사 극락왕생 발원
“스님! 너무 오래 있지말고 딱 100일만 있다가 오세요. 꼭”
이사(理事)를 겸비한 수행자로서 평생을 호남불교 중흥을 위해 다양한 포교활동과 수월·묵언·도천 스님으로 이어지는 수행정신을 묵묵히 이어온 우리 시대 큰 스승. 조계종 명예원로의원이며 지리산 화엄사 조실 금성당 명선대종사의 영결식과 다비식이 지리산 화엄사에서 원로회의장으로 거행됐다.
금성당 명선대종사 원로의회장 장의위원회(위원장 대원 스님)는 2월6일 조계종 제19교구본사 전남 구례 화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금성당 명선대종사 영결식 및 다비식’을 봉행했다.
오전10시 명종 5타를 시작으로 시작된 영결식은 개식, 삼귀의, 영결법요(문도대표 헌다 및 헌향), 행장소개, 추도입정, 영결사, 법어, 추도사, 조사, 조가, 헌화, 인사말씀, 사홍서원, 발인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은 조계종 원로회의 부의장 일면 스님이 대독한 법어를 통해 “생사대사(生死大事)를 해결하기 위해 발심출가(發心出家)하시고 쉼 없는 정진(精進)으로 이사(理事)에 두루 밝으시고, 선(禪)·교(敎)에 걸림이 없는 대선지식이 되셨도다”라면서 “수행(修行)과 교화(敎化)에 모범을 보이셨고 원력(願力)으로 소임(所任)에 진력(進力)하여 종단(宗團)의 안정에 공로가 크시니 원력보살(願力菩薩)이 이 땅에 오심이로다”라고 추모했다. 이어 “수행(修行)과 중생구제(衆生救濟)에 힘쓰시다 세상과 인연이 다해 원적(圓寂)의 모습을 보이셨다”며 “열반락(涅槃樂)을 누리시고 속환사바(速還娑婆) 보리군생(普利群生) 하소서”라고 속환사바를 기원했다.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대원 스님도 영결사를 통해 “스님께서는 일찍이 도천대종사(道川大宗師) 슬하에 출가하여 뼈를 깎는 고행수련을 통해 깨달음을 성취하셨으며 안목은 대지를 덮고도 남았다”며 “이사(理事)에 무애자재(無礙自在)한 활달한 도량(度量)은 군마(軍摩)를 항복(降伏)받을 만한 무비독존(無比獨存)의 선승(禪僧)”이라고 추모했다. 이어 “특히 화엄사를 내 몸처럼 아껴 큰 불사를 하여 확장하고 종단 발전에 헌신(獻身)해 일생 불사와 수행정진을 통해 이룩한 업적은 만세(萬世)에 빛날 것”이라며 “좀 더 사바에 계셔 더 큰 불사를 해주시기를 바라지만 세월이 용납하지 않아 사부대중은 못내 아쉬워 슬품의 눈물이 하늘에 흘러넘친다”고 스님의 원적을 애도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교육원장 혜일 스님이 대독한 추도사를 통해 “영취산의 산줄기는 지리산에 맞닿았고 두 산문의 길을 따라 오고 사는 자리에 눈 밝은 선지식이 머물렀으니 바로 금선당 명선 대종사”라며 “명선 대사께서는 호국 대흥국사를 중창하고 의승수군유물전시관을 건립하여 호국불교의 살아있는 교육현장을 국민들에 제공한 공덕은 지리산과 남해바다를 덮고도 남을 것”이라고 찬탄했다. 이어 “늘 수행과 교화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를 동시에 굴리셨고 지역불교와 중앙불교의 양 날개를 함께 펴셨으니 이사(理事)에 걸림이 없는 이 시대의 모범이요 만세의 귀감”이라며 “이제 세수 88세 법납 70년으로 세연을 다하셨지만 그 가르침과 발자취는 후학들을 인도하는 등불과 죽비로 영원하실 것”이라고 추모했다.
전 원로의장 밀운 스님은 "스님! 너무 오래 있지 마시고 100일만 있다가 오세요. 꼭"이라고 조사를 남겼다.
또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10·27 불교법난대책위원회 부회장 원행 스님, 달라이라마, 윤석열 대통령, 김영록 전남도지사, 화엄사신도회 장길선 회장 등도 조사를 통해 명선대종사의 원적을 애도했다.
화엄사 문장 종국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명선대종사의 영결식에 동참해주신 원로 대덕 스님들과 사부대중 여러분께 화엄문도를 대표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도 화엄문도는 조실 스님의 유지를 잘 받들어 더욱 화합단결하고 정진할 것을 다짐한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날 법석에는 조계종 원로의장 대원 스님, 부의장 일면 스님, 원로의원 보선, 법타, 철웅, 원행, 자광, 도후, 성오, 정여 스님, 명예원로의원 밀운, 혜승, 암도 스님, 교육원장 혜일 스님, 전 포교원장 혜총 스님,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 송광사 주지 자공 스님, 중앙종회의원 덕현, 종봉, 만당, 우봉, 정범 스님 등 종단 대덕 스님들과 화엄사 문장 종국, 주지 덕문, 선등선원장 본해 스님 등 화엄사 대중 스님이 참석했다. 또 화엄사신도회 장길선 회장, 포교사단 광주전남지역단 강윤구 단장, 흥국사신도회 김철희 회장 등 재가불자대표와 문금주 전남 행정부지사, 김회재 여수을 국회의원, 주승용 전 국회 부의장, 김순호 구례군수, 유시문 구례군의회 의장 등 사부대중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이 끝난 후 명선대종사의 법구는 화엄사 보제루를 출발해 일주문 앞에서 노재를 지내고 화엄사 연화대로 이운됐다. 이어 사부대중이 “불! 법! 승!”을 외치며 거화되어 연화대의 불길 속에서 지수화풍으로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명선 스님은 1936년 10월 13일 전남 담양에서 태어났고 속명은 박용식이었다. 스님은 한국전쟁 중 평소 형제처럼 같이 지내던 마을 사람들이 서로 원수처럼 죽고 죽이는 참혹한 현실을 보며 고뇌하던 중 17세인 1953년 외숙 도광 스님을 뵈러 찾아간 담양 보광사에서 발심, 도천 스님을 은사로 출가의 연을 맺었다. 1954년 전남 나주 다보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수계하고 1955년 목포 정혜원에서 동산 스님을 계사로 보살계를, 1959년 양산 통도사에서 월하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1959년 해인사 불교전문대학 대교과를 졸업하고 1975년 동국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1959년부터 해인사, 상원사, 보광사, 관음사, 범어사 등에서 15안거를 성만했다. 1970년 제3대 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을 시작으로 8대 중앙종회의원을 역임하며 1975년 제19교구본사 화엄사 주지, 1982년 중앙종회 수석부의장, 1982년 동국학원 감사 등을 역임했다. 1985년 여수 흥국사 주지로 부임해 대웅전과 심검당 등 수많은 문화재의 복원불사에 진력하여 흥국사를 대가람으로 일신했다. 2007년 조계종 원로의원, 이후 해인사에서 대종사 법계를 품수 받고 2012년 원로회의 부의장에 추대되었다. 인생난득 불법난봉(人生難得 佛法難捧)이라 촌음을 아껴 공부에 매진하라 강조한 스님은 2023년 2월2일 오전 4시 59분 전남 여수 흥국사에서 원적에 들었다.
명선대종사의 49재는 2월8일 화엄사에서 봉행되는 초재를 시작으로 2재는 2월15일 여수 흥국사, 3재는 2월22일 곡성 태안사, 4재는 3월1일 여수 흥국사, 5재는 3월8일 담양 보광사, 6재는 3월15일 여수 석천사 7재는 3월22일 화엄사에서 봉행된다.
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668호 / 2023년 2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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